지방 4년제 사립대인 전북 원광대학교. <br /> <br />수업이 한창인 오전 시간인데, 학생들이 캠퍼스 여기저기서 서명운동을 벌입니다. <br /> <br />"혹시 시간 되시면 화학과 폐과 결정 반대 서명 한 번만 해주세요." <br /> <br />원광대는 최근 철학과와 반도체·디스플레이학과 등 4개 과를 폐과한다는 학칙 개정 계획을 교내 게시판에 올렸습니다. <br /> <br />[김태민 / 원광대 빅데이터·금융통계학부 학회장 : 학생들도 불안해하고 걱정이 많은 상태입니다. 과 학생회와 교수님들과 의사소통하지 않고 통보식으로 폐과된다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게 가장 문제인 것 같습니다.] <br /> <br />가장 충격이 큰 건 얼마 전 입학한 신입생들입니다. <br /> <br />[김나연 / 원광대 화학과 1학년 : 이런 소식을 알았으면 지원을 안 했을 것 같아요. 애초에 모르고 입학을 했다는 게 사기 입학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.] <br /> <br />학교 관계자는 "폐과는 재정 지원 불이익을 막기 위한 결정으로, 지난해부터 교직원들과 협의를 거쳤다"고 해명했습니다. <br /> <br />폐과된 과 학생들도 졸업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는데, 재학생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. <br /> <br />대학 내 과 통·폐합은 최근 들어 더 두드러지는 현상인데, 학령 인구 감소가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. <br /> <br />지난 2000년 80만이 넘었던 학령 인구는 20년 만에 약 50만 밑으로 떨어졌습니다. <br /> <br />그 영향은 지방대에 더 크게 작용하는데, 실제로 지난해 전체 미충원 정원 4만여 명 가운데 3만 명이 비수도권 대학 정원입니다. <br /> <br />이에 상당수 지방대가 수시모집 비율을 늘려 수험생을 우선 확보하거나, 심지어 사은품을 앞세워 입학생을 유치하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. <br /> <br />이런 추세라면 25년 뒤에는 대학 절반이 사라질 거라는 분석과 함께, 지방대의 위기가 지역 소멸까지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. <br /> <br />[김병국 / 전국대학노동조합 정책실장 :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지방 대학의 학생들이 계속 올 수 있도록 하고 졸업한 학생이 그 지역에 정주하도록 해야 하는데요. 때문에 정부가 고등교육 재정을 책임지고 지원을 대폭 늘리는 것이….] <br /> <br />'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 닫는다'는 속설은 마치 빙하가 녹듯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. <br /> <br />가깝게는 대학구성원을, 멀게는 비수도권 시민을 소멸 위기에서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필요해 보입니다. <br /> <br />YTN 김민성입니다.<br /><br />▶ 기사 원문 : https://www.ytn.co.kr/_ln/0134_202203220121301696<br />▶ 제보 안내 : http://goo.gl/gEvsAL, 모바일앱, social@ytn.co.kr, #2424<br /><br />▣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: http://goo.gl/oXJWJs<br /><br />[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/ Korea News Channel YTN ]